팽팽한 줄이 느슨해진 종이의 집 시즌2
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종이의 집 한국판 시즌2를 보고 있습니다. 7화와 8화를 보고 있는데 이상하게 집중이 안되는 느낌입니다. 한국판 시즌1은 나름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12월에 오픈된 시즌2, 후반부는 왜 이리 집중이 안되는지 모르겠습니다. 7화와 8화를 보고 마음이 답답해서 리뷰 남겨 봅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어색한 느낌
사실 종이의 집 시즌1, 전반부가 방영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건 아닙니다. 그런데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왜 연기와 연출이 어색하고 붕 떠 보이는지 말입니다. TV 드라마가 아닌 무대 위 연극처럼 느껴졌습니다. 시즌1과 시즌2의 갭 때문일까요? 아니면 시즌1 때도 어색했지만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게 된 걸까요?
차무혁으로부터 시작되는 종이의 집 후반부 이야기는 고구마의 연속입니다. 조폐국 안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인질들은 탈출을 시도하는데 이를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좀 갑갑합니다. 인질 쪽으로도 강도단 쪽으로도 말입니다. 7화에서 8화까지 2화에 걸쳐서 고구마입니다. 강도단이 서로 의심하고 총구를 겨누는 틈을 타 인질들은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인질들의 탈출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암덩어리 같은 조폐국장도 한 몫합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배신자라는 게 분명해졌다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 대한 의심을 키워가는 사이
인질들은 돌아온 앤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연출가와 시청자의 속도 차이
교수(유지태)와 선우진 경감(김윤진)은 이별합니다. 선우진 경감이 의심을 품고 교수에게 총구를 겨눕니다. 그런데 의문입니다. '와 이제 맘 놓고 강도짓 할 수 있겠구나'도 아니고 '그래도 진심이었는데 안타깝다'도 아니고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말입니다. 연출 탓일까요 배우들의 연기 탓일까요? 시청자들은 강도들이 빨리 성공해서 탈출하든지 자기들끼리 쪼이다가 자멸하든지 쿨하게 자수하든지 어떤 전개를 원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했다시피 7~8화 장장 2화에 걸쳐서 그냥 인질 절반 놓치고 자기들끼리 싸우다 끝납니다. 교수요? 교수는 밖에서 통신 끊겨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2화에 걸쳐서 선우진 경감이랑 헤어지고 어떻게 하지 라며 고민하다 끝납니다. 중간에 서울이라는 새로운 캐릭터와 접선하면서 9화부터 새로운 전개가 나올 거라는 암시가 있긴 합니다. 시청자들은 루즈한 걸 좋아하지 않아요. 에스컬레이터가 느껴져야 합니다. 그 와중에 리우와 도쿄는 철도 안든 10대 아이들처럼 보입니다. 베를린이 없었다면 종이의 집은 정말 종잇조각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보려는 이유
그래도 8화 마지막 장면에 좀 기대를 걸어 봅니다. 도쿄가 조폐국에서 추방당했기 때문입니다. 주연급인 도쿄를 9회 차에서 하차시킬 리는 없고, 강도단 모르게 교수와 베를린의 약속이 있을 듯합니다. 베를린이 단순히 병 때문에 미쳐서 혹은 개인적인 복수 때문에 도쿄를 내보냈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만약 진짜 그렇다면 제작진이 바보일 겁니다. 교수와 베를린이 도쿄를 이용해 어떤 수작을 부릴지 기대치를 높이는 8화의 마지막 장면. 이 장면 때문에 9화도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설마 9화도 고구마는 아닐 거라 믿고 싶습니다. 12화 끝에 결국 돈을 들고 나가든 사상적인 목적만 이루고 나가든 통쾌한 승리를 거머쥔 채 조폐국을 떠나는 강도단을 보고 싶습니다. 자신의 설계는 완벽하다는 교수의 말을 믿고 12화까지 가보려 합니다. 12화까지 다 본 후 '제가 성급했습니다'라는 리뷰를 남기고 싶은 게 지금 심정입니다.
내 계획은 최악의 최악까지 설계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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