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뮤지컬 영웅이 2009년 초연 이후 13년 만에 극장에 걸렸었습니다. 바로 작년 12월의 일입니다. 그리고 빠르게 유료결제로 업로드가 되었습니다. 영화의 평점은 좋습니다. 민족의 역사를 다룬 영화, 특히나 이미 대작인 뮤지컬을 영화화했으니 평점이 낮을 이유는 없습니다. 영화 영웅을 저처럼 작은 모니터로 보시는 분들은 조금 어색할 겁니다. 뮤지컬을 거의 그대로 재현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를 볼 때 유념할 점을 둘러보겠습니다.
1. 뮤지컬 연기를 그대로 담은 걸 염두합시다
영화 영웅의 본질은 뮤지컬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큰 액션과 과장된 대사톤들은 모두 그 때문입니다. 그걸 반드시 염두하고 봐야 합니다. 아마 오프라인 무대에서 뮤지컬 영웅을 본다면 가슴 뛰는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겠지만, 무대가 아닌 영화 세트장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다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배우들도 이 점이 무척 고민스러웠을 듯합니다. 연기실력은 말할 필요 없는 배우들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우진 등이 출연합니다. 우리는 TV를 통해서만 많이 접하지만 연극이나 뮤지컬 경력도 있는 배우들입니다. 그런 배우들도 뮤지컬을 영화에 담는 일은 무척 고민스러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영화를 보는 우리들도 뮤지컬을 TV로 본다 라는 걸 전제로 감상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영화의 정서에 뮤지컬 영화가 어울리지 않는 말들도 많습니다.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와 비교해도 뭔가 어색한 부분이 있고 말입니다. 한국 배우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들을 많이 보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 어색함을 떨치고 영화를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2. 알고 있는 부분과 모르고 있는 부분을 찾아봅시다
영화 속에는 안중근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우덕순, 조도선 등 안중근과 함께 했던 인물들이 나옵니다. 이런 부분을 유심히 보는 게 영화의 재미입니다. 이토를 죽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고 어떻게 목숨을 걸었는지는 따로 책을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부분들입니다. 얼마 전에 출간된 김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에도 우덕순이 등장합니다. 책 속의 우덕순과 영화 속의 우덕순을 함께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물론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그 시절이 얼마나 급박했고 신중했는지 더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감독이 사실 속에 어떤 허구를 집어넣었는지도 살펴보면 더 좋을 듯 합니다. 조우진이 연기한 마두식이나 그의 동생 마진주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영화에서 숨겨진 영웅으로 나오는 마두식은 끝까지 안중근의 거취를 함구합니다. 그 시대에 수많은 마두식들이 있었기에 안중근이 이토를 죽이는 일에 성공했다는 걸 영화를 보며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3. 그럼에도 뮤지컬로 남겨 두고 싶은 영화입니다
뮤지컬을 보는 것보다 영화를 보는 게 훨씬 쉽습니다. 그래서 뮤지컬 대작들이 영화에 담길 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영화를 본 후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색함과 과장된 불편함들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그냥 영화였다면 없었을 부분들이 뮤지컬 영화에서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감독의 역량이 뛰어나도 그건 지울 수 없는 부분이고 말입니다. 영화 세트, 노래와 연기를 넘나드는 연출 모두 괜찮았습니다. 우리가 발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낯설다고 느끼는 감정들이 영화 영웅에서도 느껴지긴 했지만 말입니다.
영화 영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무대 위의 것은 역시 무대 위에 남겨놔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말했던 것처럼 뮤지컬보다 영화를 보는 게 훨씬 쉽습니다. 영화 영웅을 보고 뮤지컬을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티켓을 끊는다면, 그것이 뮤지컬 영화의 또 다른 목적을 이룬 셈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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