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한동안 너무 바빠서 리뷰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닥터 차정숙은 계속 챙겨봤어요. 드디어 어제 종방을 했네요.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좋았고 중간에 신파로 빠지는 거 아닌가 걱정했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절묘하게 막장을 피해 간 드라마 닥터 차정숙. 누군가의 차정숙이 아닌 그냥 차정숙을 선택한 결말을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차정숙의 시작은 누군가의 아내, 엄마, 며느리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결국 차정숙 본인 찾기였습니다. 계기는 바로 죽음을 앞두게 된 상황이었죠. 죽음 앞에 한번 서보니 자신이 처한 현실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하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밖에서 보면 꽤나 그럴싸한 사람으로 보이는 차정숙이었습니다. 잘나가는 외과 과장의 아내, 의사 아들, 돈 많은 시어머니... 하지만 그건 차정숙 본인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늘 주눅 들었고 입을 닫았던 것이죠. 드라마 속 차정숙은 친구 미희와의 대화에서도 그렇게 말합니다. 자신의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이죠.
그랬던 차정숙이 본격적으로 자아찾기에 돌입했고 마침내 성공했습니다.
차정숙을 차정숙답지 못하게 하려는 온갖 시도들
홀로 일어나려는 차정숙을 주변인물들은 계속 방해하려 합니다. 나이가 많아서 전공의를 할 수 없어부터 시작해서 넌 우리 집 며느리야 어딜 가려고 하니, 당신은 애들 엄마잖아 어딜 가려고 해, 차선생님은 아프잖아요 나한테 오세요 등등.
차정숙은 자신을 잡아 당기는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본인을 포기하고 어느 한쪽에 다시 기댈 수도 있었습니다. 그냥 엄마로 남을 수도 있었고 하던 데로 누군가의 아내로 남을 수도 있었죠. 하지만 차정숙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일어서려는 결심을 확고히 했죠. 개인적으로는 고3인 딸의 곁을 떠나는 게 가장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어떤 부모도 자기 때문에 자식이 상처받길 원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고3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아픔을 참고 지옥 같은 그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딸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하지 않은 엄마의 모습을 보는 딸 역시 행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죠. 둘째 딸 이랑이가 엄마인 차정숙을 응원한 이유도 엄마가 진정으로 행복한 모습을 이제야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결국 자식도, 남편도, 남편의 외도도, 새로운 남자도 그리고 건강까지도 차정숙을 쓰러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차정숙이 가장 사랑하는 건 누구도 아닌 차정숙
마지막 장면에서 차정숙의 친구 미희가 묻습니다. 로이가 아깝지 않느냐고 말이죠. 차정숙은 대답합니다. 아깝다고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뻔한 드라마였다면 새로운 남자와 새로운 로맨스 시작! 이런 결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 말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그런 뻔한 결말을 선택하지 않았죠. 차정숙이 선택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차정숙이었으니까요.
의사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에 더해 죽음을 극복한 후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는 하루 하루를 감사하게 살아내는 차정숙. 드라마 1회 때 잔뜩 주눅이 들어있던 모습과는 정반대로 누구 앞에서나 당당하고 환하게 웃는 그녀는 마치 햇살처럼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드라마 이후의 차정숙을 상상하게 되는 모습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나이를 먹고 자신의 선택을 한 번쯤 후회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결국에는 또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며 늘 그렇듯 의료 봉사를 하러 다니는 그녀가 상상됩니다.
남편이 외도를 하고 혼외자를 낳아 숨겼다는 막장의 요소 속에서 차정숙은 불행하지 않고 행복해졌습니다. 전남편 앞에서도 당당하고 아들, 딸에게도 여전히 당당한 엄마입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주어진 오늘을 살아가는 차정숙입니다. 그녀의 선택이 다른 사람에 의해 좌지우리된 것이 아니라 오롯이 본인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불행이 찾아오면 그 불행만 바라보느라 다른 행복의 길을 걸어갈 생각을 못하게 되죠.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줬습니다. 바로 행복은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엄정화 배우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멋진 드라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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