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하거나, 사냥당하거나
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넷플릭스에 영화 헌트가 올라왔습니다. 이정재와 정우성의 만남, 게다가 배우 이정재를 넘어 감독 이정재의 면모까지 살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2022년에 손꼽는 영화 중 하나로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전 일반인이니 평범한 관객의 눈으로 이 영화를 리뷰해보겠습니다.
모두가 의심스러운 전반부
영화의 전반부 내용은 북한 스파이 동림을 찾는 것입니다. 각하를 경호하는 안기부의 해외팀 팀장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팀장 김정도(정우성)는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대립합니다. 대립하며 서로를 의심합니다. 너네팀원 혹은 네가 동림이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저도 이정재가 동림? 정우성이 동림? 왔다 갔다 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영화를 지켜봤습니다.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들이 전부 의심스럽습니다. 각하의 순방 일정이나 동선들을 미리 알고 있는 사람. 그리고 양과장이 병실에 누워있을 때 경호를 뚫고 확인사살 할 수 있는 사람. 내부자인 건 확실한데 그 내부자가 누구냐 하는 범인 찾기 게임입니다.
박평호와 김정도가 지켜야 하는 것
박평호와 김정도는 참 달라 보입니다. 박평호는 어딘가 모르게 츤데레 같은 느낌이고 김정도는 잘 갈린 칼날 같은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김정도는 군인 출신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박평호는 일본에서 자신의 정보원의 딸을 돌봐주는 설정이라 그런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김정도의 팀이 박평호가 돌보는 조유정을 빨갱이로 몰아세워 잡아다가 심문할 때 박평호는 어떻게든 조유정을 빼내려고 합니다. 지켜야 하는 약속인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도는 가족이 있습니다. 자신이 빨갱이로 몰리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둘에게는 지켜야 하는 신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공통점이 후반부에서 대립하던 둘을 손잡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진짜 반전은 정체가 탄로 난 이후
북한 공작원 동림은 박평호(이정재)였습니다. 그런데 박평호가 동림이라는 것보다 정체를 들킨 후 박평호와 김정도의 행보가 전 반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잠시 손을 잡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각하 암살. 각자 이유는 다릅니다. 김정도는 군인으로서 그런 인간이 대통령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각하를 암살하려 합니다. 박평호는 북으로부터 받은 지시가 있기 때문에 암살을 하려 합니다. 둘이 원하는 결과는 같습니다. 적의 적은 나의 동지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죽일 듯이 대립하던 둘이 손을 잡는다는 것은 참 의외의 전개입니다. 김정도는 안기부에 박평호가 동림인 것을 밝히지 않습니다. 대신 나와 함께 각하를 암살하자는 것이 그의 제안이었습니다. “목표가 같으니 잠시 손을 잡는 거요.”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박평호는 김정도를 막아섭니다. 그리고 각하 암살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김정도는 말합니다. “살고 싶었나?” 박평호의 심정은 피신시켰던 김유정이 자신을 배신하는 순간에 좀 드러납니다. 김유정이 자신을 감시하던 북한공작원이었고 그들의 총에 맞고 죽어가면서 박평호는 김유정에게 말합니다. “다르게 살 수 있어.” 박평호는 나한테 왜 그랬냐 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조유정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결국 박평호는 누군가의 지시로 누군가를 죽이는 그런 삶에서 벗어나 진짜로 사람처럼 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정도도 박평호에게 살고 싶었냐고 물었습니다. 배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조직 내 스파이를 색출하는 과정도 긴장감 있고, 그 과정에서의 액션도 깔끔하고 멋집니다. 영화 러닝타임 내내 웃지 않는 두 잘생긴 얼굴들을 보며 저까지 인상이 엄근진이 되긴 했습니다. 또 봐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유튜브에 찾아보시면 이 시대의 역사적 배경들이 몇 가지 나옵니다. 미리 아, 이런 사건들이 있었구나 하고 보시면 영화 중에 오고 가는 대사들이 더 쏙쏙 잘 들어오실 겁니다. 그럼 다음 리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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