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를 뒤늦게 봤습니다. 바로 리뷰해 볼게요.
악을 살인으로 잡는다면, 그것은 선인가 악인가
베테랑1과 베테랑2의 가장 큰 차이는 악을 잡는 자가 누구인가 하는 건데요. 베테랑1에서 절대악 조태오를 민중의 지팡이 경찰, 황정민 팀이 잡았다면 베테랑2에서는 악을 죽음으로 처단하는 또 다른 악을 황정민 팀이 잡아내는 스토리입니다. 정확히는 사적제재의 옳고 그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적제재에 대한 이슈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죠. 이는 대한민국에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국민들이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현실과도 맞물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전석우는 임산부를 살해하고 온 가족을 자살로 몰고 갔지만 심신 미약으로 고작 3년형을 받고 만기출소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법망을 빠져나온 악인들을 죽음으로 처단하는 캐릭터가 이때 등장하는데요. '해치'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전석우 역시 해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요. 자신이 가해를 행했던 방법 그대로 죽음을 맞게 됩니다.
사람들은 해치에게 열광합니다. 법이 심판하지 못한 악인을 대신 벌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이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해치의 행동은 진정 선인가? 아니면 또 다른 악인가? 하고 말이죠.
살인에 좋은 살인, 나쁜 살인 있어?
전석우가 살해된 현장에서 서도철(황정민)은 명백히 관객을 향해 답을 던집니다.
사람 죽이는데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어?
전 이 대사가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메시지라고 봤어요.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나쁜 놈을 처단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한다면 그건 결국 나쁜 짓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 메시지 뒤에도 해치가 악인을 처단하는 사건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생각은 약간 달라지죠. 어? 그래 속은 시원하지만 사적제재도 엄연히 나쁜 짓이잖아. 하고요.
그리고 영화에서 크게 다루고 있는 소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가짜뉴스입니다.
진정한 사회악, 가짜뉴스
개인적으로 베테랑2를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어요. 가짜뉴스라는 현실적 소재를 굉장히 리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구독 좋아요 알람설정이란 멘트를 마치 '하늘에서 돈 내려라' 하는 듯 외치는 여타 채널들의 모습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일명 정의부장TV라고 명명한 유튜브 채널은 해치 조작 사건까지 벌이면서 관심을 받으려고 하죠. 이 과정에서 마녀사냥 당하는 억울한 피해자들도 속출합니다.
이런 일들이 영화밖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가짜뉴스에 빠지고 알고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물론 가짜뉴스와 마녀사냥은 중세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도구 덕분에 전파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는 게 유일한 차이랄까요?
악이 짬뽕된 사이에서 빛나는 악마, 정해인
이번 리뷰 제목에 정해인 헌정 영화인 거 같다고 했는데요. 그건 영화를 보는 내내 정해인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류승완 감독이 이걸 노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영화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경찰 박선우(정해인)가 해치라는 게 밝혀집니다. 그리고 황정민에게 쫓기게 되는데요. 양손에 인질을 잡은 정해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형님이 영락없는 해치네요
평소에 황정민이 구시렁구시렁 하며 내뱉은 거친 말들을 해치, 정해인이 녹음해 틀어주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말하죠. 나는 내 자신을 해치라고 말한 적 없다고. 결국 나는 잘못 없다는 겁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냐 라며 본인이 옳다는 말을 은연중에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건 모두 악인의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일 뿐이죠.
베테랑1의 조태오와 베테랑2의 박선우의 차이가 이렇게 드러납니다. 조태오가 난 돈 많으니까 내 맘대로 할 거야 라며 누가봐도 잘못된 악인 행세를 했다고 하면, 박선우(정해인)는 난 나쁜 놈들 잡으니까 잘못 없어 라고 하면서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아마 류승완 감독은 정의로 위장한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정해인을 계속 앞으로 세운 게 아닌가 싶어요. 네... 덕분에 영화의 메시지는 탄탄해졌지만 캐릭터들은 후루룩 날아가버렸지만요. 서도철(황정민) 팀에서 활약하는 캐릭터들은 물론이고 서도철의 활약도 마지막 터널 속 액션씬 빼고는 글쎄요... 딱히 남는 게 없달까요?
3편을 기대합니다
베테랑2 쿠키영상에서 박선우(정해인)가 탈출했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아마 베테랑3을 염두한 쿠키가 아닌가 싶은데요. 2편에서 이어지는 3편이 될지, 아니면 그냥 이런 식으로 열린 결말처럼 남겨둘지 궁금증이 생기네요.
어떤 내용의 3편이든지 간에 부디 서도철 형사와 그의 팀원들을 좀 더 살려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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