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조심스럽게, 만남은 더 조심스럽게
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일타스캔들이 벌써 중반을 달리고 있습니다. 전체 16화 중 8화가 일요일에 방영되었습니다. 시청률 11.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각본, 연출, 등장인물 간의 케미, 유머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드라마입니다. 클리셰 같은 상황들도 유연하고 위트 있게 넘길 수 있는 매력을 가진 드라마입니다. 특히 어린 나이의 사랑이 아닌 30대 중반의, 아픔을 겪어봤고 무언가에 책임을 져본 나이대의 사랑을 그리고 있어서 더 유심히 보게 됩니다. 최치열(정경호)와 남행선(전도연)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당신이 빛나보이는 건 설렘보다 두려움
최치열과 남행선은 우극한과 좌극한에 있는 것처럼 전혀 다른 캐릭터입니다. 최치열(정경호)은 허당끼 있는 냉미남 츤데레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과거의 아팠던 사건 때문에 이렇게 변한 거죠. 반대로 남행선(전도연)은 돌직구를 던지고 당차고 멘탈이 강한 사람입니다. 남해이, 자신의 조카를 대외적으로 친딸로 12년간 키우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반면에 마음이 여린 구석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마음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상황이 있습니다. 최치열은 유명 일타강사라는 위치에 있고, 남행선은 유부녀이자 학부모의 위치에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말입니다. 나이도 한몫합니다. 20대의 사랑은 '그래 일단 만나보자'지만 30대 중반을 넘어가면 사람이 조심스러워집니다. 누군가를 만났다가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집니다. 이런 상황들 속에서 자신의 심장이 이상하게 반응하고 눈 앞에 누군가 빛나보인다면 설레기보다는 일단 두려워지는 게 사실입니다.
아닐 거야, 내 마음이 아닐 거야, 아닌 게 아닌가?
자신의 마음을 먼저 알게 된 건 최치열입니다. 하지만 최치열은 끊임없이 의심합니다. '이건 운동 때문이다. 이건 따뜻한 밥 때문이다. 이건 의인에 대한 마음이다. 이건... 대체 뭐지?' 라고 말입니다. 고시생 시절 은인의 딸이 바로 남행선이라는 걸 알게 된 최치열은 그 은혜라는 감정 뒤에 자신의 진짜 마음을 일단 숨깁니다. 그리고 편안하게 잘해줍니다. 건물주가 되어 월세고 깎아주고 가게 매상도 올려주고 선물도 주고 그렇게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진짜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곧 알게 됩니다. '단지 은혜를 갚으려고 내가 이러는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말입니다.
돌직구 캐릭터인 남행선은 최치열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합니다. '이 남자가 나에게 마음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같이 끌리게 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최치열보다 현실적입니다. 자신은 대외적으로 학부모이자 엄마이니 말입니다. 표현할 길 없는 남행선의 감정은 어린아이의 툴툴 거림 같은 질투로 나타납니다. 8화 마지막에서 자신도 모르게 부글부글 짜증이 올라오는 남행선은 최치열에게 말합니다.
"진짜 해이 때문에 오신 거예요?
진짜 해이 때문에 오신 거냐고요 다른 이유 없이.
아니면 혹시..."
앞으로의 연애 관전 포인트는 힐링
물론 드라마는 어떤 상황으로든 해피엔딩이 될 겁니다. 시청자가 기대하는 건 그 과정이 얼마나 짜릿하고 달달한가일 것이고 말입니다. 그리고 일타스캔들에 기대하는 또 하나. 바로 힐링입니다. 최치열은 수년간 자신을 갉아먹으며 살아왔고 이제야 남행선을 만나 빛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행선은 자신의 인생을 지우고 조카를 키우다가 이제야 새로운 감정을 찾게 되었고요. 둘의 감정이 단순히 아 좋아, 하는 사랑의 감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동안의 아픔을 다독이고 치유받는 모습들이 보여져야 할 겁니다. 섬세한 감정표현들이 있어야합니다. 그 표현의 방법들은 함께 시련을 극복하는 것일테고 또 자신이 가진 것들 중 어느 것을 포기하는 것일 겁니다.
최치열과 남행선의 애정전선에 먹구름이 되어버린 수아 엄마와 올케어반 학부모들. 그 사이에서 아이들이 대립과 고민이 함께 그려질 일타스캔들 후반부. 더 세밀한 이야기들을 기대합니다.
일타스캔들 정말 추천하는 드라마입니다. 다음에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버린 이희재, 선재의 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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