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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라마 대행사 : 광고 업계 출신 작가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by REDCOPY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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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넷플릭스에 드라마 대행사가 떠서 정주행 중입니다. 육아로 퇴직하기 전 광고업계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옛 추억도 떠올리고 새삼스럽습니다. 각본을 쓴 송수한 작가가 광고업계에 종사했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드라마를 보니 카피라이터 출신임이 느껴집니다. 드라마 각 회차 소제목들도 그렇고 말입니다.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과장할 부분 과장하고 잘라낼 부분 잘라내고 드라마화를 잘 시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광고계는 절대 아름다운 곳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치열한 그 희열을 포기하지 못하는 인물들을 잘 표현해내서 또 한 번 기분이 좋습니다. 

 

드라마 대행사

 

내부 눈치게임을 잘해야 살아남는 대행사

1화에서 고아인CD(이보영)은 냉철한 일벌레입니다. 광고회사에 CD들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집에 안 가고 일만 합니다. 어쨌든 고아인은 수십 개의 연필을 몽당하게 만드는 와중에 윗선들과 눈치게임까지 해야 합니다. 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닌 곳입니다 광고회사는. 실력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간신히 살아남는 곳입니다. 1화에서 고아인의 사수로 보이는 인물이 나옵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늦은 새벽에 찾아가 내가 만든 시안이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막역한 사제지간이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고아인의 사수는 눈치게임에서 밀려났을 걸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실력은 있으나 정치적 눈치게임에서 진 사람인 것입니다. 사수가 어떤 마음인지, 그런 사수를 찾아간 고아인이 어떤 심정인지 백번 공감합니다. 송수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드라마 대행사

 

명대사가 많은 드라마 대행사

1화에서 가장 공감한 대사가 있습니다. "나도 회사 다니고 싶다. 대행사 말고." 야근이 불시에 찾아오는 곳이 광고대행사입니다. 퇴근 시간에 광고주에게 전화가 와서 다음날 아침까지 카피, 그림 달라고 하는 일도 많습니다. 실제로 많습니다. 저도 일하는 동안 새벽택시비 몇 백은 썼습니다. 실제로 말입니다. 이 외에도 명대사들이 많습니다. 짧은 PT 장면에서도 캐치할 만한 말들도 많고 말입니다. 드라마 소제목도 사자가 자세를 바꾸면 밀림이 긴장한다, 밤에는 태양보다 촛불이 밝은 법 등 카피라이터 또는 대행사 밥 좀 먹은 사람들이라면 들었음직한 레퍼런스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결국 대행사도 사람이 다니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일에 매달려 있다 보면 어느새 내가 일인지 일이 나인지 모르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행사에 명대사가 많다고 느끼는 건 어쩌면 그만큼 공감이 많이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대행사

 

끝까지 정주행 하고 싶은 대행사

사람의 인사이트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곳이 바로 광고대행사입니다. 어떻게든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얼마나 사람냄새가 날 지 기대가 됩니다. 아직 결말까지 다 보지는 못했지만 이 드라마가 왜 인기가 있었는지, 시청률이 16%나 나왔는지 첫 화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정주행 하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리뷰 올리겠습니다. 

1화에 고아인CD팀 조은정 카피라이터가 아들과의 약속을 못 지키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정말 울었습니다. 아직도 광고대행사를 다니고 있다면 조은정 카피가 바로 내 모습이었을 거란 슬픈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드라마니까, 정주행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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