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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넷플릭스 더글로리 시즌2_ 김은숙 작가의 고뇌가 느껴지는 결말

by REDCOPY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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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드디어 더글로리가 막을 내렸습니다. 모두의 바람대로 학폭 가해자들은 비참하게 처벌을 받았습니다. 제가 그보다 더 주목했던 건 문동은의 끝이었습니다. 복수 후 그녀의 결말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그려낼지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복수 후에 너무 행복해도 이상하고 불행해도 화가 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더글로리의 결말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김은숙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결말에 대해 할 얘기가 너무도 많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박연진 패거리 이외의 결말에 대해 리뷰해보겠습니다. 
 

더글로리 시즌2

 

강렬한 대비로 예견된 나락의 시작

더글로리 시즌2의 첫 장면은 문동은의 장소에서 박연진과 하도영이 만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박연진과 하도영이 대립할 것이고, 박연진이 지옥으로 출발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구두를 신은 채 방바닥에 담뱃재를 비벼 끄는 박연진과 예의 바르게 현관에 구두를 벗고 들어온 하도영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장면에서 전 와우를 외쳤습니다. 박연진 패거리가 나락을 향해 출발하는 신호를 이렇게 연출하는구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문동은의 대사에도 나옵니다. 
"내가 오늘 여기 온 이유는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서야. 그 기회는 현관에 놓여있던 누군가의 예의 때문이고."
당연히 박연진은 이 크나큰 기회를 뻥 차버립니다. 드라마를 보면 박연진은 어디에서도 구두를 벗지 않습니다. 잔뜩 날이 서있고 높아서 누군가를 아래로 내려다보기 딱 좋은 하이힐입니다. 아마도 김은숙 작가는 높은 하이힐 위에서 맨바닥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녀의 발이 떨어진 차가운 맨바닥은 감옥이었으니 말입니다. 
 

더글로리 시즌2

 

죄책감이 없어 고마운 가해자들

18년이 지난 이때까지 죄책감 한 번 가지지 않고 변함없이 못된 가해자들. 문동은 앞에서 잘못을 빌기는 커녕 오히려 협박을 해대는 박연진 패거리였기에 시청자들은 그들의 최후를 통쾌해 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문동은은 말합니다. 
"일면 고맙네. 일말의 죄책감까지 싹 없애줘서."
가해자가 변함없이 못됐다라는 점은, 문동은에게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설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설프게 미안함을 표현하거나 불쌍한 제스처를 취했다면 문동은의 복수, 그리고 전후 감정에 깊이 빠져들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는 문동은이 복수를 하면서 괴로워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그녀의 18년을 가해자 각자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더글로리를 그 바람을 원 없이 들어주는 일에 대성공을 했습니다. 
 
 

드디어 끊어낸 첫번째 가해자, 엄마

드라마 내내 문동은은 감정의 기복이 없어 보입니다. 차분하고 냉정함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조차 드라마 후반에 오열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문동은의 엄마와 대립하는 장면입니다. 문동은은 자신의 엄마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의 첫번째 가해자. 심장을 때리는 듯한 표현입니다. 더글로리에는 대비되는 엄마들이 나옵니다. 딸을 버리는 박연진, 문동은의 엄마. 딸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선아, 소희의 엄마. 그 대비의 방법 역시 드라마 내내 굉장히 극적이었습니다. 
내심 박연진 패거리에게 복수를 할 때보다 엄마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마침내 지긋지긋한 핏줄을 끊어낼 때 문동은이 더 자유로워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드라마의 말미에 자신을 도와주는 어른들이 많았다고 독백으로 이야기하지만 반면 자신을 진짜 도와줘야 했던 단 한 명의 어른은 그녀를 외면했으니 말입니다. 전 이 엄마가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장면이 제일 사이다였습니다. 
 

더글로리 시즌2 결말

 

주여정은 문동은의 마지막을 위한 장치

더글로리 이야기 내내 주여정은 문동은의 망나니가 되어 줍니다. 그런데 16화를 보니 주여정은 사실 문동은의 망나니 역할보다 문동은이 복수를 끝냈을 때 그녀의 마침표 역할을 하도록 세팅된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 모두가 개연성 없다고 생각한 장면이 옥상 위에서 주여정의 엄마가 문동은의 자살을 말리는 장면이었을 겁니다.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문동은을 말립니다. 하지만 그런거 따지지 않고 그냥 봐도 될 듯합니다. 중요한 건 문동은이 자신의 마무리를 허무함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바꿨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문동은은 다시 주여정의 곁으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문동은이 망나니 칼춤을 출 차례입니다. 주여정이 지옥에서 빠져나올 때 두 망나니는 마침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김은숙 작가에게 고마운 건 주여정이라는 장치를 통해 문동은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장치들에서 김은숙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불쌍하면서 나이스한 개이면서 한편으론 멋진 하도영과 박연진 패거리에 대한 결말도 따로 준비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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