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남궁민에게는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명작입니다. 지난달에 넷플릭스 OTT를 통해 다시 공개가 되었어요. 기쁜 마음에 이틀 만에 몰아보기 했습니다. 야구에는 인생이 담겨있다고 하죠. 야구를 다룬 드라마, 스토브리그에도 인생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렀을 때 중요한 법칙을 새삼 깨닫게 되죠. 바로 우리는 약자를 응원하게 된다는 겁니다.
강자의 밥, 해체직전 꼴찌 구단
드림즈는 모기업 재송그룹의 골칫덩이입니다. 무려 70억 적자를 보고 있는 애물단지죠. 하지만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지역색이 강한지라 모기업 멋대로 해체했다가는 그 동네에서 기업이 쫓겨날 지경이고요. 매각도 쉽지 않습니다. 4년째 꼴찌를 하고 있는 최약팀이거든요.
그래서 재송그룹은 암암리에 드림즈 구단 해체작전에 돌입합니다. 본사에 있던 권경민(오정세) 구단주 대행이 본격적으로 구단에 입바람을 불기 시작한 건데요. 권경민(오정세) 대행의 키는 바로 백승수(남궁민) 단장이었습니다. 팀우승, 그리고 해체라는 묘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었죠. 해체. 이 두 글자에 혹해서 권경민은 백승수를 드림즈의 새로운 단장으로 영입합니다.
우승을 꿈꾸다니, 꼴찌 주제에
백승수 단장이 드림즈로 온 후 드림즈는 난리가 납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선수 트레이드와 비리 직원 색출, 그리고 무엇보다 윗선을 향한 날 선 박치기 때문이었죠. 과거 백승수 단장이 오기 전부터 선수와 코치진들 간에 쌓여있던 케케묵은 오해들은 드림즈의 성적을 미끄럼틀 태워 아래로 아래로 끌어내렸는데요. 누구도 건드리지 않던 그 고인 물을 새로운 돌멩이 백승수 단장이 마구 퍼올리기 시작합니다.
먼저 강두기 선수와 임동규 선수 사이의 갈등입니다. 강두기 선수는 국가대표 1선발급 에이스 투수입니다. 임동규 선수는 드림즈의 4번 타자이고요. 과거 임동규와의 마찰 때문에 강두기는 억지로 팀에서 나가게 되었는데요. 백승수(남궁민) 단장은 그런 강두기 선수를 다시 데려오는 대신 꼰대처럼 대장질하는 임동규를 팀에서 내보내버립니다. 때문에 임동규 선수는 백승수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되는데요. 결국 임동규까지 새사람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백승수 단장은 진심으로 드림즈의 우승을 그리게 됩니다.
하지만 팀 해체를 목표하는 권경민 구단주 대행은 이런 백승수의 행보가 꼴보기 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권경민의 칼날은 드림즈 전에 백승수를 향하게 됩니다.
천 원짜리 쥐어주는 아저씨, 쥐포 파는 아줌마
스토브리그에는 수많은 명대사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입니다.
어차피 너한테 난, 개망나니 임동규지.중학생 때부터 나한테 천 원짜리 한 장씩 쥐어 주던 아저씨.
야구장 앞에서 쥐포 팔다가 나만 보면 손 흔드는 아줌마…
그물망 흔들면서 내 이름만 부르는 술 취한 아저씨,
나한텐 그게 더 중요해. 알아? 이기는 것밖에 모르는 새끼야.
임동규가 백승수를 향해 외치는 이 대사는 야구장에 어떤 사람들이 오고 누가 선수들을 응원하는가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그물망에 매달려 경기를 보고 선수에게 천 원짜리를 쥐어줄까요? 아니죠. 평범한 사람들. 일반 사람들. 오히려 약자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시청자들은 스토브리그를 재밌게 볼 뿐만 아니라 응원하면서 보게 됩니다. 이겨라 이겨라 하면서 말이죠. 약자를 응원하는 것.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인생법칙이라는 걸 말이죠. 약자가 강자에게 잽 한번 날리면 박수를 쳐주고 넘어져있던 사람이 일어나 다시 방망이를 들면 우리는 환호합니다. 스토브리그는 16회의 이야기 안에서 그 과정들을 세심하고 리듬감 있게 보여주고 있고요.
어딘가에 있을 백승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결말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은 드림즈에서 물러납니다. 하지만 매각이라는 방법으로 드림즈를 지켜내죠. 백승수(남궁민) 단장이 한 말중에 마음을 울리는 말이 있어요.
단장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자기가 해야할 일을 알고 물러날 줄 아는 리더. 윗선에 당당하고 아랫사람에겐 공정한 리더. 일터에서의 백승수는 딱 그런 사람입니다. 사적으로는 아픔이 있고 자기 자신을 꽁꽁 둘러싸 매고 있던 사람이지만 그것도 팀원들 덕분에 치유가 되었죠. 차가운 듯 하지만 곁을 내어줄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런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아니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게 아니라 크게 보고 멀리 보고 안까지 챙길 줄 아는 그런 사람 말이죠.
요즘 시국이 시국인 만큼 리더에 대한 생각도 많고 강자와 약자 사이 불균형에 대한 생각도 많으실 거에요. 지금 다시 보기 딱 좋은 드라마입니다. 야구라는 스포츠에 삶의 맛을 얹어 좋은 드라마. 스토브리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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