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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넷플릭스 정이_ 연상호 감독님, 정이는 보기 힘든 영화입니다

by REDCOPY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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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극으로만 몰고 가는 부담스러운 영화

안녕하세요 레드카피입니다. 논란의 영화 '정이' 보고 왔습니다. 넷플릭스에 오픈되자마자 1위로 등극했는데 평은 과반 이상 혹평인 영화입니다. 저도 혹평에 동의합니다. 보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인물 설정이 그렇고 장면의 처리가 그렇고 감정선의 진행까지 모든 게 보기 힘들었습니다. 리뷰하겠습니다. 스포, 결말 있습니다. 

 

영화 정이

비인간적인 인간  vs 인간적인 복제 로봇

연상호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전투에 참여했다가 죽은 윤정이 팀장을 AI 전투 로봇 실험체로 쓰는 비인간적인 인간들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뇌만 계속 복제될 뿐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이를 대비되는 인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감정선들이 너무 신파적으로 보입니다. 어린이 된 정이의 딸 윤서현이 엄마의 얼굴을 한 복제 로봇을 연구합니다. 매일매일 엄마의 얼굴을 한 로봇이 죽는 걸 보게 됩니다. 영화가 5분~10분 정도 진행되면 이러한 설정을 시청자들이 알게 됩니다. 전 좀 화가 났습니다. 세상에 이런 잔인한 설정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복제 로봇 정이에게 동질감과 연민을 부여하기 위해 감정선을 극으로 몰고 가려는 설정이지만 무척이나 잔인합니다. 

 

 

영화 정이

뇌만 살아있으면 되는 것일까

영화의 엔딩에서 정이는 탈출에 성공합니다. 윤서현 팀장이 목숨을 걸고 탈출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이의 뇌만 다른 전투 AI의 몸에 옮겨진 상태로 탈출하게 됩니다. 이 역시 잔인한 엔딩입니다. 망가지지 않는 한 죽지 않는 몸을 가지고 머리로는 인간이었던 윤정이의 생각을 합니다. 주인공 정이의 감정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결말을 줄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광활한 지구를 바라보는 정이. 그러나 전 자유로운 정이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죽음보다 잔인한 삶을 짊어지게 된 정이의 모습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이 역시 비인간적인 인간들이 떠넘긴 결말입니다. 탈출 직전 윤서현 팀장은 정이에게서 자신, 즉 딸에 대한 기억만 삭제합니다. 정이는 궁금해합니다. 본인에게 딸이 있었는지, 그 딸이 혹시 윤서현 당신인지. 하지만 서현은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고 그저 가라고 네 삶을 살라고만 말합니다. 삶을 살아라. 뇌만 살아있으면 살 수 있는 걸까요? 전 정이가 실험당하던 시절도 안쓰러웠지만 대책 없이 로봇의 모습으로 풀려난 것이 더 안쓰러웠습니다. 

 

 

영화 정이

영화의 흐름을 끊는 연구소장 캐릭터

또 하나. 연구소장 상훈은 시도 때도 없이 꼰대 유머를 남발하는 잔인한 인물입니다. 크로노이드 회장이 자신의 뇌를 복제해 만든 로봇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 인물의 성격을 꼭 이렇게 설정했어야 하나 싶습니다. 정이와 대립하는 비인간적인 인물로 보여주고자 하는 데에 굳이 영화의 흐름을 끊는 이런 유머들이 필요했을 싶은 것입니다. 아니면 대본을 좀 더 치밀하게 썼으면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을까 아쉽습니다. 배우끼리의 연기톤이 달라도 너무 다른 것 역시 한몫한 듯 합니다

 

 

영화 정이

오직 CG에 박수를

컴퓨터 그래픽은 정말 감탄할 만합니다. 로봇들, 전투씬, 배경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연출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많이 연출했던 감독답게 그림 하나는 정말 멋지게 만들었구나 싶었습니다.

감정을 너무 극으로 몰고 가는 바람에 동정심이나 연민, 슬픔, 안도 이렇 다양한 감정들이 그냥 신파로 묶여버린 게 안타까운 영화 정이. 등장인물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안쓰럽다가 끝나는 영화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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